“배달 자주 시켰더니… 내 뱃속까지 플라스틱이들어왔다”

하루 세 번 배달 먹은 대학생들, 대변 속 미세 플라스틱 농도 높아
“배달 자주 시켰더니… 내 뱃속까지 플라스틱이들어왔다” 1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배달 음식 먹은 대가, 몸무게만 아니네
배달음식 먹고 뱃살 늘어나는 건 알았는데,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한가득 나올 줄은 몰랐을 것이다. 중국 산시의대 연구팀이 대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대변을 분석했더니, 모든 참가자의 대변에서 100g당 평균 171~269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특히 배달 음식을 하루 세 번 이상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미세 플라스틱 수치가 눈에 띄게 높았는데, 주로 PET 계열의 플라스틱이었다. PET는 우리가 자주 마시는 생수병이나, 배달 용기, 포장재에 흔하게 쓰이는 그 플라스틱이다.

몸속 균형까지 흔드는 미세 플라스틱, 장기에 침투할 가능성도 있어
문제는 단순히 플라스틱이 몸에 들어왔다는 게 아니라, 이게 장내 미생물 균형까지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장 속 유익균과 해로운 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소화불량, 복통, 만성 염증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장 건강이 흔들리면 면역력까지 떨어진다.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장을 넘어 간, 신장, 심지어 뇌까지 퍼지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포 손상과 호르몬 교란, 산화 스트레스 증가 같은 더 깊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혈액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된 사례도 나왔는데, 한번 들어오면 이걸 몸 밖으로 완전히 배출하는 방법은 아직 뚜렷하게 알려진 게 없다.

플라스틱 포장제, 공기 중 흡입으로 이중 노출 가능성 있어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노출 경로로 배달 음식과 플라스틱 포장재를 지목하며, 흡입을 통한 이중 노출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물론 이번 실험은 참가자 수도 적고, 기간도 일주일로 짧아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과 장내 미생물 변화 간 연관성’을 확인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제는 편리함만 따질 게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 사용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라며 규제 강화와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지난 23일 국제 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