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팬덤이 바꾼 KBO, 야구장이 달라졌다

응원도하고 맘껐 즐기고, 야구장의 풍경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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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한국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경기장마다 매진 행렬, 응원 열기, 굿즈 열풍, 그리고 유튜브 알고리즘까지 한국 야구는 지금 르네상스 한가운데 있다. 그 중심엔 2030 여성 팬덤이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야구장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 관람장이 아니다. K팝처럼, 하나의 문화 소비 공간이자 일상 속 경험 콘텐츠가 되었다.

여성 팬이 바꾼 야구장 풍경, 문화 콘텐츠도 바꿔

2024년 프로야구 여성 관객 비율은 55.5%. 남성을 넘어선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특히 20대 여성 관객의 비중이 가장 높다. 야구장은 이제 데이트 장소이자 SNS용 콘텐츠 생성지이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확장 무대다. 치맥, 떼창, 유니폼 셀카는 2030 여성의 주말을 구성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브랜딩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돌판 문화의 야구 이식’이라 설명한다. 좋아하는 선수를 아이돌처럼 소비하고, 유튜브·인스타그램에 응원 영상을 올리며, 커뮤니티에서 팬덤을 형성한다. 야구단은 이에 발맞춰 피치클락 도입, 경기 시간 단축, 전자 스트라이크 판정(ABS) 등 경기의 템포와 공정성을 강화해 젊은 팬들의 니즈에 응답하고 있다.

2030 여성 관객의 등장은 KBO를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한 선수에게 고유 응원가를 만들고, 유니폼을 굿즈처럼 팔며, 치어리더 콘텐츠가 짧은 영상으로 확산된다. LG 홍창기 선수의 응원가는 노래방 인기곡이 됐고, 기아 김도영 선수의 유니폼은 110억 원어치가 팔렸다.

선수는 이제 스포츠 스타이자 콘텐츠다. 팬들은 그들의 성장 과정을 함께 소비하며, ‘성적’ 이상으로 ‘서사’를 즐긴다. 이는 K팝 팬덤이 아이돌을 응원하고 육성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숏츠 영상에 굿즈까지, 직접 만들고 경험을 나누며 인기 확장

KBO는 지난해 티빙과의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통해 콘텐츠 확산의 길을 열었다. 경기 영상 40초 미만은 누구나 활용 가능해지며, 일반 팬들도 경기장 내 다양한 장면을 재가공해 유튜브·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이 과정에서 야구는 ‘보는 스포츠’에서 ‘참여형 콘텐츠’로 변모했다.

티빙은 기존 드라마·예능을 즐기던 여성 시청층을 야구 팬으로 끌어왔다. 개막전 시청 연령층 분석 결과 20대(31%)가 가장 높았고, 여성 시청자 비율도 48%에 달했다. OTT가 야구장을 열어젖힌 셈이다.

이런 여성 중심 팬덤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유니폼 매출이 350% 증가했고, LG 트윈스는 상반기 상품 수익이 전년 대비 88% 급증했다. 한화 이글스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LA 다저스를 제치고 전 세계 구단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흐름은 경기 성적에만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