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는 주사로 알려진 ‘위고비’의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국내에 첫 출시된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처방 건수가 40만 건에 육박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하지만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오남용 우려도 커지면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위고비의 DUR(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 처방전 수는 지난 6월까지 총 39만5,379건으로 집계됐다.
위고비는 펜 형태로 주 1회씩 스스로 투여하는 주사제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사용자가 스스로 체중 감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경구형 비만약보다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처방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출시 직후인 작년 10월 1만1,368건에서 시작해, 4월엔 7만 건을 넘겼고 5월엔 8만8,000건까지 치솟았다. 6월에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8만4,000건 이상으로, 첫 달보다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비슷한 계열의 주사제 ‘삭센다’도 꾸준히 사용이 늘고 있다. 2022년 13만8,000건이던 처방 건수는 지난해 20만5,000건을 넘겼다.
다만 위고비나 삭센다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어, 실제 사용자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세는 고무적이지만, 오남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본래는 고도비만 환자나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지만, 외모 개선 목적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심장 질환, 위장 장애, 우울감 등의 부작용 사례가 의료계에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