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마다 ‘오픈런’, 굿즈샵은 연일 ‘품절’ 행진.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은 말 그대로 K컬처 성지가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월부터 8월 20일까지 관람객 수가 407만 3,006명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3만여 명보다 무려 1.7배 늘어난 수치다.
벌써 연간 400만 명을 넘긴 건 이번이 두 번째. 지난 2023년에는 418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세계 미술관·박물관 순위 6위(영국 <아트 뉴스페이퍼>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이 기록도 갈아치울 전망이다.
이 열기를 주도하는 건 단연 전통문화에 눈뜬 MZ세대다. 전시장을 찾기 위해 이른 아침 줄을 서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분청사기·백자부터 반가사유상, 디지털 실감 콘텐츠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콘텐츠들이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람객 급증은 굿즈샵 인기와도 맞물린다. 박물관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는 전시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매일같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팬심 어린 관람이 “굿즈 수집”으로 이어지는 문화 소비 흐름이 눈에 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은 이 영화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이 직접 박물관을 찾아, 유홍준 관장과 함께 전시실과 ‘사유의 방’을 둘러보며 한국 전통문화의 매력을 체험했다.
박물관 측은 관람객 폭증에 대응해 관람 환경 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출입구와 도로에 대중교통 이용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동선 안내 인력도 추가 배치해 질서 있는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와 가을 나들이 시즌까지 더해지면, 연말까지 관람객 신기록 경신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