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가 바뀐다”…49층으로 재건축 확정, 강남 한복판에 초대형 가족 단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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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만의 변화… 학원가·지하철 코앞, 도서관·공원·공영주차장까지 갖춘 ‘가족형 재건축’으로 탈바꿈
“은마가 바뀐다”…49층으로 재건축 확정, 강남 한복판에 초대형 가족 단지가 뜬다 1

사진출처: 은마아파트 전경, 네이버부동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상징이자, 한때 ‘투자의 바로미터’로 불렸던 은마아파트가 드디어 바뀐다. 준공 46년 만에 최고 49층, 총 5893세대 규모의 초대형 주거단지로 재건축이 확정된 것이다.

서울시는 9월 1일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을 수정가결했다. 1979년 첫 입주 이후, 내부 갈등과 도시계획 이견으로 수십 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던 은마가 마침내 ‘리모델링’이 아닌, 본격적인 재건축으로 속도를 내게 됐다.

가족 단위 입주자들에게는 최적화된 시설로 변모

학교, 학원가, 도서관, 주차장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주변의 관심이 높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은 단순히 오래된 아파트를 새로 짓는 수준을 넘는다. 가족 단위 입주자, 특히 자녀 교육을 중심에 둔 가정에 최적화된 설계를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원가 방향에 공원과 개방형 도서관이 들어서고, 그 아래엔 400대 규모 공영주차장이 신설된다. 학원 픽업·드롭 문제나 주차 전쟁에 시달리던 부모 입장에선 그야말로 반가운 변화다. 학여울역 방향에도 또 하나의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라, 도보 생활권 내에서 아이 교육과 여가가 모두 가능한 구조가 완성된다.

공공분양·임대 포함…신혼·다자녀 가구엔 기회

이번 재건축 계획에는 공공임대주택 231세대, 공공분양주택 182세대가 포함된다. 서울시의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활용해 늘어난 공급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비사업을 통해 공공분양이 공급되는 첫 사례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이 주택을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에 특별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 입성’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은마 재건축은 몇 안 되는 강남권 공공분양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 논의가 시작됐지만, 추진위 설립(2003년) 이후에도 주민 의견 충돌과 시의 승인 지연으로 수차례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서울시가 도입한 ‘신속통합기획(패스트트랙)’ 제도에 힘입어, 불과 8개월 만에 심의 통과라는 기록적인 속도를 냈다. 신속통합기획은 복잡한 별도 설계 없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주민이 제안한 안을 빠르게 다듬고 도시계획위에 상정하는 방식이다. 주민 참여 + 행정 속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서울시의 전략이다.

이번 재건축 계획에는 주거환경뿐 아니라 지역 안전 문제까지 포함됐다. 폭우 때마다 침수 위험이 컸던 대치역 일대에는 4만㎥ 규모의 대형 저류조가 설치된다.

인근 미도아파트, 선경아파트에도 같은 규모의 저류조가 들어설 예정이다. 즉, 은마 재건축은 단지 차원을 넘어 지역 전체 인프라 개선으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