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계약을 체결할 때, 구체적인 가격과 추가 비용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웨딩플래너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뒤늦게 ‘드레스 업그레이드 비용 100만원’ 같은 통보를 받는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결혼준비 서비스 시장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가격표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해당 고시를 어길 경우 최대 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묶음 견적’ 뒤에 숨겨진 추가 비용… 예비부부 울렸다
현재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스드메를 ‘패키지’ 형태로 묶어 판매하면서도, 소비자에게 개별 서비스 내용이나 정확한 가격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드레스 종류를 고르면 추가 요금, 촬영 소품을 바꾸면 또 추가 요금,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급에 따라도 비용이 달라진다. 일명 ‘퍼스트 웨어’(처음 입는 드레스) 선택 시 수십만 원이 더해지는 구조다.
문제는 이 모든 금액이 계약 당시 명시되지 않고, 결혼 준비가 한창 진행된 이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계약은 했지만 뺄 수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공정위는 이 같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드메, 예식장, 웨딩플래너 등 결혼 준비 사업자에게 가격표시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드레스 업그레이드, 플래너 동행… 모든 항목 미리 공개해야
새 제도에 따르면, 사업자는 홈페이지 또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 중 하나에 기본 서비스 및 선택 항목별 가격, 추가 비용, 위약금 및 환불 기준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계약서에도 동일한 내용을 담아야 하며, 분쟁 발생 시 해당 정보가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드레스 항목에는 기본 드레스 가격뿐 아니라 △퍼스트 웨어 비용 △맞춤 수선비 △디자이너 선택 추가비 △성수기·비수기 요금 구분 등을 명시해야 한다. 메이크업 서비스에는 △아티스트 등급별 비용 △리허설 포함 여부 △가족 메이크업 추가비용 등이 포함된다.
예식장도 예외가 아니다. 식비, 대관료, 장식비, 폐백비용, 인원 초과시 1인당 단가, 행사 진행비용 등 모든 부대 항목의 가격 정보를 사전 고지해야 한다.
위반 시 ‘1억원 과징금’… 소비자 피해 방지 본격화
해당 고시를 어기면 공정위는 최대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는 “결혼 준비 서비스는 고가 소비가 몰리는 일회성 계약이 많아 피해 발생 시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크다”며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결혼 준비 서비스뿐 아니라 요가·필라테스 업종에도 확대 적용된다. 그동안 헬스장과 달리 요금 체계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요가·필라테스 업소는 앞으로 △서비스 내용 △이용요금 △중도 해지 환불 기준 등을 사업장 게시물과 고객 신청서에 표시해야 한다.
깜깜이 계약은 이제 끝… “돈 낸 만큼 투명하게”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스드메 계약 경험자의 약 60%가 계약 이후 ‘알림 없이 발생한 추가 비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공정위가 직접 나서 제도를 손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단 한 번의 결정을 위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쓰게 되지만, 지금까지는 명확한 가격 기준이나 비교 정보 없이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정위는 9월 중 최종 고시안을 확정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결혼 비용을 둘러싼 불투명한 시장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