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조각정원, 전국은 미술여행지…9월, 미술이 도시를 점령한다

제2회 서울조각페스티벌·대한민국 미술축제 개막…공원·비엔날레·기차까지 예술로 연결
서울은 조각정원, 전국은 미술여행지…9월, 미술이 도시를 점령한다 1

사진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도시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신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 곳곳에서는 야외 조각 전시가, 전국 각지에서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프로그램인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잇따라 개막하며 예술이 일상이 되는 9월이 시작됐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제2회 서울조각페스티벌’과,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나란히 9월 1일 개막했다. 두 행사는 대중과 미술의 거리 좁히기를 목표로 삼고, 체험형 프로그램과 신진작가 전시, 교통 연계 관광상품 등을 대거 마련하며 시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조각과 걷는 도시…뚝섬한강공원·서울식물원 등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서울조각페스티벌은 **‘생동하는 서울: 나비의 날갯짓’**이라는 주제로 오는 11월 말까지 서울 전역 11곳에서 약 100점의 야외 조각작품을 전시한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메인 전시를 시작으로, 서울식물원,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등 자연과 어우러진 도심 공원 속에서 연계 전시 ‘서울조각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국제공모로 선정된 ‘서울조각상’ 결선 진출작 14점이다. 이 작품들은 현장 시민 투표(50%)와 전문가 평가(50%)를 통해 대상작을 선정하며, 수상작은 노을공원에 3년간 상설 전시된다.

시민 친화적 구성도 돋보인다. 서울시 명예시장인 배우 고두심 씨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해 친근한 목소리로 작품 설명을 제공하며, 뚝섬한강공원 내 모니터에서는 작가 인터뷰와 제작 의도 영상도 상영된다.

또한 ▲작가와의 토크 콘서트 ▲발레 및 클래식 공연 ▲아이들이 조각을 직접 체험하는 ‘조각놀이터’ ▲장애인과 함께하는 ‘약자동행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전국이 미술관…7개 비엔날레·3개 아트페어 총집결

한편 전국에서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같은 날 개막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바다미술제, 대구사진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등 7개 주요 비엔날레에 더해,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아시아프 등 3개 대형 아트페어가 함께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국 미술 축제가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예술과 관광의 융합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주요 비엔날레 입장권과 기차표를 결합한 철도 관광 상품을 출시했고, 각 지역 문화재단은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미술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시와 관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인천·김포·김해 등 국제공항 전시공간을 활용해 미디어아트와 조각 작품을 설치, 방한 관광객도 한국미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상 속 예술, 아이와 함께 걷는 미술 한 걸음

두 미술 행사의 공통된 키워드는 ‘일상 속 예술’이다. 도심 한가운데를 걷다가 마주치는 조각 하나, 지역 전시장에서 만나는 청년 작가의 회화 한 점이 가족에게 미술은 멀지 않다는 인식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조각페스티벌은 아이들이 손으로 만지고 직접 조형물을 만들어보는 체험 중심 구성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전국 미술축제 역시 ‘신진작가 소개’와 ‘해외 큐레이터 초청 교류’ 등을 통해 한국 미술 생태계의 저변 확대에 주력한다. 9월, 가족과 함께 전국 어디서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예술이 시민의 일상이 되는 대한민국을 체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