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지갑 닫았다… 쪼그라든 실질소득에 소비심리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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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교육도 줄여… 코로나 시기 이후 소비 감소폭 ‘최대’
서민 지갑 닫았다… 쪼그라든 실질소득에 소비심리 ‘급랭’ 1

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물가를 고려한 실제 소비지출이 두 분기 연속 줄어들며, 서민 경제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뒷걸음질 친 가운데, 중산층마저 지출을 줄이며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모습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물가 상승분이 반영된 명목 수치다. 실제로는 2020년 기준 가격으로 환산한 실질 소비지출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의 소비가 전년 대비 3.8% 감소, 체감경기는 더 심각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며, 올해 1분기(-0.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줄어든 것이다. 특히 소비 여력의 척도로 간주되는 중산층(소득 3분위)의 소비가 전년보다 3.8% 감소하며 소비 위축을 주도했다. 이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줄인 결과로, 체감 경기가 그만큼 냉각됐다는 뜻이다.

사교육비 지출도 전년 대비 3.2% 감소, 코로나 이후 최대 하락

소비 감소는 가계가 줄이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히는 사교육비 지출에서도 나타났다. 교육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4분기(-15.8%)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밖에도 의류·신발(-5.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2.9%) 등 필수생활 외 소비가 뚜렷이 줄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질 소득 증가율은 0%**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소득이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2023년 2분기 이후 이어져온 실질소득 증가 흐름이 멈춘 것으로, 경기 회복세가 꺾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소득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전년 대비 0.5% 감소, 사업소득은 1.9% 감소했다. 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 작년보다 실제로 덜 벌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자영업자의 사업소득 감소폭은 2023년 3분기(-3.8%)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은 “내수 부진과 폐업 증가가 자영업자 수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곧 소득 감소로 직결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재산소득은 5.5% 증가했고, 정부 이전소득도 3% 늘었다. 금융상품 이자나 배당금,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일정 수준의 소득 방어가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시적 지원으로는 가계의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극화 커지고 자녀 교육과 생계비를 동시에 부담하는 30대~50대 중산층의 소비 위축 커져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45배로, 전년 동기(5.36배)보다 확대됐다. 이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보다 5.45배 많다는 뜻이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의미로, 양극화 경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겉으로는 소득이 늘어난 듯 보이지만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녀 교육과 생계비를 동시에 부담하는 30~50대 중산층 가구의 소비 위축은, 앞으로의 내수 경기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교육비조차 줄여야 하는 현실은, 서민 가계가 이미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나 물가가 추가로 오를 경우 가계 소비 위축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없으면 경기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