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열대야 잠 못 이루는 밤, 어떻게든 자야 한다면

잘 자는 게 건강, 여름밤 수면 루틴 다시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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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고 처서도 다가왔지만 밤공기는 여전히 뜨겁다. 밤새 이불 위를 뒹굴고, 새벽에야 겨우 잠들어도 아침이면 축 처진 몸으로 일어난다. 열대야는 수면을 빼앗고, 그 여파는 낮까지 이어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은 늘고, 머릿속은 흐리다. 최근 5년 사이 불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6% 넘게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더위를 견디며 잠 못 이루는 밤이 반복되면 신경계, 심장, 면역력까지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높으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다. 체온이 낮아져야 비로소 잠이 들 수 있는데, 열대야는 그 흐름을 끊어버린다. 몸은 잠들 준비가 안 됐다고 신호를 보내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고령층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더 큰 영향을 받고, 아이들은 수면 부족으로 성장과 면역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위로 수면이 망가지면 누구에게나 문제가 되지만, 특히 취약한 사람들에겐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잘 자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실내 온도는 25~28도에 맞추고 습도도 50~60%로 조절한다. 과도한 냉방은 오히려 감기나 냉방병을 부른다. 잘 자려면 리듬을 지켜야 한다. 특히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사는 늦어도 거르지 말아야 한다. 배고파서 뒤척이거나, 야식을 먹고 위장이 활성화되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운동은 해도 좋지만 늦지 않게 끝내야 한다.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되, 취침 2시간 전까지만 마치자. 자기 전에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피하고, 샤워나 명상 등으로 뇌와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낮잠은 짧게, 커피나 에너지음료는 취침 6시간 전까지만 마시는 게 안전하다.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일시적으로 잠을 부르는 것 같지만 수면 중 자주 깨게 만들고, 다음 날을 더 피곤하게 한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멜라토닌 같은 수면보조제를 단기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약물보다는 먼저 자신의 수면 습관부터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억지로 누워 버티거나 ‘오늘도 못 자면 어쩌지’ 같은 불안에 빠지는 태도는 오히려 수면을 더 방해한다. 전문가들은 잠에 집착하기보다는 차라리 일어나서 조용히 책을 보거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활동을 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열대야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날이 완전히 달라진다. 온도, 리듬, 자극, 안정. 이 네 가지만 기억해도 여름밤은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