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감기인 줄 알았는데… 사람까지 위험해질 줄이야”

Biz
구조된 개 260마리 중 105마리 확진… 감염견 유통 가능성에 ‘가족 건강’도 위협받는다
“강아지 감기인 줄 알았는데… 사람까지 위험해질 줄이야” 1

사진출처: 루시의친구들

인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 ‘브루셀라병’ 집단 감염… 우리 가족은 괜찮을까?

인천 강화군의 한 동물 번식장에서 학대받다 구조된 개들 가운데 100마리가 넘는 개체가 인수공통감염병인 ‘브루셀라병’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질병은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어 가족 단위 반려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강화군 내 번식장 출신 개 260마리 가운데 105마리가 브루셀라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이 개체들은 격리된 채 치료 중이다.

브루셀라병은 개체 간 감염력이 높은 세균성 질환으로, 감염된 동물은 유산, 불임, 생식기 염증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된다. 감염된 사람은 발열,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오한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관절염, 심내막염, 척수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균 잠복기는 7~21일 정도다.

이번 감염은 브루셀라병 관련 국내 최대 규모로, 지금까지는 연간 1~4건 수준의 소규모 발생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개체 다수가 이미 전국의 펫숍이나 개인 거래를 통해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감염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지자체로부터 정식 허가까지 받아, 제도적 구멍 드러나

특히 해당 번식장은 지자체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시설로 확인돼 제도적 구멍에 대한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동물보호단체 ‘루시의 친구들’에 따르면 이 번식장에는 300마리 이상의 개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방치되어 있었다. 일부 개는 오물이 엉겨 붙은 털로 인해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으며, 바닥이 뚫린 철장 형태의 ‘뜬장’ 위에서 구더기가 들끓는 배설물 위에 방치된 상태였다.

또한 피부병, 체중 저하, 감염성 질환에 노출된 개체들이 다수 확인됐다. 동물단체 측은 “분변과 오물이 뒤엉킨 채 사육되는 환경에서 생명은 단순히 ‘생산 도구’로 취급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당 번식장에서 감염이 확인된 즉시 질병관리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방역 조치 및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현재는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당국은 “브루셀라병 감염이 의심되는 반려동물에서 유산, 무기력, 고열 등의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지역 방역기관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반려동물과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함께 있다면 각별한 주의 필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에게 이번 사태는 단순한 동물 문제를 넘어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감염 동물과 접촉할 경우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 방지를 위해서는 분양 시 출처가 명확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기본적인 예방책으로 권장된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려동물 생산 및 유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가를 받은 번식장조차 실질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감염병뿐 아니라 학대, 방임 문제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브루셀라병 감염 사태는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대규모 번식장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생산 중심의 반려동물 산업 구조 속에서 동물의 생명권은 물론, 사람의 건강권까지 위협받는 지금, 법적 허가 여부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