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으면 독 된다”… 걷기 운동의 숨은 함정과 바른 걸음법

"잘못 걷기, 건강 망친다? 바른 걷기 운동법과 올바른 자세 총정리"
"잘못 걸으면 독 된다"… 걷기 운동의 숨은 함정과 바른 걸음법 1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걷기는 가장 쉽고 안전한 운동으로 꼽힌다. 특별한 장비도, 거창한 준비도 필요 없다. 집 앞 공원이나 출퇴근길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국민 여가 활동 조사에서 늘 1위를 차지하는 종목도 ‘걷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걷기도 걷기 나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르게 걷지 못하면, 건강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이런 사례는 흔하다. 매일 두세 시간 이상 걸었다는 환자가 무릎 통증이나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다. 운동을 한다는 뿌듯함에 빠져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다가, 결국 관절 질환을 키운 셈이다.

흔히 하는 잘못된 걸음걸이 4가지

걷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걸음걸이다. 대표적인 잘못된 걸음걸이는 ▲팔자걸음 ▲안짱걸음 ▲학다리 걸음 ▲1자 걸음이다.

팔자걸음은 발끝이 15도 이상 바깥으로 벌어진 상태로 걷는 것이다. 이 경우 체중이 발 바깥쪽에 실리면서 골반과 허리에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반대로 안짱걸음은 발끝이 안쪽으로 오므려지는 걸음이다. 무릎에 압박이 집중돼 쉽게 피로가 쌓이고 관절에 통증을 불러온다.

무릎을 굽히지 않고 큰 보폭으로 걷는 학다리 걸음도 문제다. 충격이 그대로 관절에 전해져 연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1자 걸음은 언뜻 보기엔 바른 걸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체 균형을 무너뜨린다. 발 사이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지면서 허벅지와 종아리가 안쪽으로 모이고, 장기적으로는 O자 다리 변형까지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건강한 걸음법으로 ‘11자 걸음’을 권한다. 발끝을 0~15도 사이로 벌려 곧게 서고,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도록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바르게 걷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신발을 보면 된다. 뒤축이 유독 바깥쪽만 닳았다면, 팔자걸음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올바른 걷기 자세가 만드는 차이

걸음걸이만큼 중요한 것이 걷는 자세다. 배를 앞으로 내밀고 걷는 습관은 척추에 큰 무리를 준다. 허리뼈 뒷부분이 과도하게 압박돼 척추전만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구부정하게 걷는 자세 역시 목뼈와 어깨, 허리에 부담을 준다.

바른 자세로 걷기 위해서는 정면을 바라보고 가슴을 편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세워야 한다. 양발은 11자 형태를 유지하고, 보폭은 무릎이 스치듯 자연스럽게 움직일 정도가 적당하다. 발을 디딜 때는 발뒤꿈치에서 발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의식하면 좋다.

얼마나, 어떻게 걸어야 할까

걷기는 많이 한다고 무조건 좋은 운동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강도’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오래 걷는 습관이 근육과 인대, 힘줄에 오히려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관절이 뻣뻣하거나 평소와 다른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속도를 줄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딱딱한 신발은 족저근막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장시간 걷기보다는 짧게 걷더라도 속도를 높여 ‘빠르게 걷기’를 실천하는 편이 건강에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하루 2344보 이상을 ‘속보’로 걸었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어드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바른 걷기를 위한 생활 팁

걷기를 제대로 하려면 몇 가지 생활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발끝은 11자를 유지하되 0~15도 범위에서 자연스럽게 벌린다.
  • 고개를 숙이지 말고, 정면을 바라본다.
  • 발뒤꿈치부터 발끝까지 체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걷는다.
  • 신발 뒤축 마모 상태를 확인해 걸음걸이 습관을 점검한다.
  • 장시간 걷기보다 짧은 시간 속보로 걷는 습관을 든다.

걷기는 가장 쉬운 운동이지만, 동시에 가장 방심하기 쉬운 운동이기도 하다. 잘못된 걸음걸이와 자세는 수년간의 작은 습관이 쌓여 결국 큰 병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바른 걸음걸이를 지키면, 혈관 건강과 체력은 물론이고 전신 균형까지 개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걷기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걷느냐가 건강의 갈림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