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조금 올랐나 싶을 때, 가장 먼저 바뀌는 곳. 바로 ‘목’이다. 셔츠 단추가 갑자기 안 채워지고, 넥타이가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불편한 걸 넘어서,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학교 연구팀은 “목둘레가 굵은 사람일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7인치(약 43cm) 이상인 남성과 14인치(약 36cm) 이상인 여성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이는 뇌졸중·심부전·조기 사망과도 관련이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결과가 BMI나 허리둘레와는 무관하게 나온 수치라는 점이다. 즉, 목둘레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건강 지표일 수 있다는 얘기다.
왜 하필 ‘목’일까? 연구진에 따르면 상체 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목둘레가 굵은 경향이 있고, 이 지방이 혈당 조절·지질 수치·혈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목둘레가 굵은 사람은 수면 중 호흡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에도 더 취약한데, 이 역시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
비슷한 연구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목이 굵은 사람이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2.3배 더 높다”고 밝혔고,
중국 상하이 연구팀은 “남성 15인치(약 38cm), 여성 13인치(약 33cm)를 넘으면 향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목둘레는 측정도 간단하고 BMI보다 훨씬 더 정밀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심장협회(AHA)**도 “임상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며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 연구가 일부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대규모 근거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둘레는 건강 이상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다. 매일 체중계에 올라가기 전에, 목에 닿는 셔츠 단추와 넥라인의 변화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