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연예계가 학교폭력(학폭)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다. 배우와 아이돌 등 공인들이 잇따라 학폭 의혹에 휘말리면서, 대중의 신뢰와 K-콘텐츠 산업 전반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송하윤, 피해자 증언 이어져
배우 송하윤은 학폭 의혹에 이어 피해자 증언까지 등장했다. 한 제보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학생 시절 송하윤에게 이유 없이 1시간 반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곧바로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송하윤이 드라마에서 가해자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SBS ‘궁금한 이야기Y’에는 송하윤의 학폭 의혹을 처음으로 폭로한 고교 후배 A씨와 또 다른 피해자 B씨, 목격자 C씨가 출연했다.
A씨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던 2004년 놀이터에서 송하윤에게 영문도 모른 채 90분가량 뺨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심시간에 불러내서 갔더니 뺨을 맞은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며 “오른손으로만 때렸던 것 같다. 안 때릴게 하면서 계속 때렸다. 악마다”고 했다.
“학교에 문제 제기를 안 했냐”는 제작진 물음에 A씨는 “그때 시대에는 말하고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며 “(송하윤이) 학교에서 잘 나가는 형의 여자친구였다. 그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되고 나서 다른 학교 폭력으로 인한 강제 전학을 가게 됐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송하윤 강제 전학의 발단이 된 집단 폭행 사건의 피해자 B씨는 “송하윤을 포함해 3명에게 일방적으로 맞아 전치 4주 부상을 입었다”며 “학교 징계위원회가 열려 송하윤은 강제 전학을 가게 됐다. 동창들은 다 알 정도로 큰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민시, “사실무근” 반박
배우 고민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글 작성자는 그가 중학교 시절 동급생을 괴롭히고 금품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고민시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이들은 그가 학창시절 학폭, 금품갈취, 폭언, 장애 학생에 대한 조롱과 협박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활동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미스틱스토리 측은 “배우 본인 등 확인을 거친 결과 학폭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한 악의적인 게시물로 인해 소속 배우의 명예가 훼손당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법률대리인을 금일 선임했으며,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대한 검토 및 진행에 돌입했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고민시 또한 SNS를 통해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ILLIT 원희, 팬덤 내부 분열
신인 걸그룹 ILLIT의 멤버 원희도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온라인에는 원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팬덤 내부에서는 옹호와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팬들은 “소속사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소속사 하이브는 현재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불신
학폭 논란은 개인의 이미지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드라마 결방, 광고 계약 해지, 해외 판권 문제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뒤따른다. 특히 글로벌 OTT 플랫폼은 사회적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학폭 논란은 곧 한류 콘텐츠 신뢰도와 직결된다.
학폭은 단순한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아니다. 피해자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학업 중단이나 정신적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예인 학폭 논란은 롤모델 상실로 직결된다. 대중에게 영향력을 주는 직업 특성상, 학폭 이력이 드러나면 공인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또한, 학폭 폭로는 시간이 지난 뒤 제기되는 경우가 많아 진실 규명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피해자는 기억을 되살려야 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과거의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2차 가해와 허위 폭로 가능성까지 발생한다.
학폭은 피해자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며, 연예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문제다. 대중은 “과거의 잘못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연예계는 공정성과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