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눌러앉은 ‘카공족’… 웃는 브랜드 vs 불편한 브랜드
“콘센트 있나요?”보다 요즘은 “여기 공부해도 돼요?”가 먼저다.
카페에서 하루 종일 노트북 펼치고 일하거나 공부하는 ‘카공족(카페+공부족)’을 두고, 커피 브랜드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스타벅스의 불편함, “우린 쉼터이지 사무실이 아닙니다”
한때 ‘카공족의 성지’로 불렸던 스타벅스가 최근 입장을 바꿨다.전국 매장에 ‘전자기기 제한 가이드라인’을 걸고, 데스크톱·프린터·칸막이 같은 과한 사무기기 사용은 이제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특히 자리 오래 비우면 소지품을 챙겨가라고 안내하고, 다인석 독점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SNS에선 “프린터까지 들고 오면 선 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장 분위기를 해치는 사례가 늘자 스타벅스가 직접 나선 셈이다.회사 측은 “누군가에게는 일터, 누군가에게는 쉼터”라며 공존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좀 적당히 해달라’는 메시지다.
투썸의 웃음, “밥까지 먹고 가세요”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제재에 나선 건 아니다.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같은 곳은 오히려 카공족을 적극 받아들이며 아예 전략을 바꿨다.
투썸은 식사 메뉴인 ‘에그 함박 브리오슈 번’을 내놓았고, 폴바셋은 베이커리 협업을 통해 식사형 메뉴를 강화했다.
심지어 투썸은 샌드위치 세트 판매가 작년 대비 30%나 늘었다. 공부하다 배고프면 먹고, 먹고 나면 또 앉아있는 구조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가 곧 매출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스터디존까지 등장…카페가 바뀌고 있다
단순히 메뉴만 늘리는 게 아니다. 할리스는 1인 좌석과 바 테이블 중심의 스마트 오피스 매장을 확대 중이다. 메가MGC커피도 조용히 공부·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좌석을 늘리고 있다. 카페는 이제 단순한 음료 파는 공간이 아니다.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는가’가 브랜드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전문가들은 카공족 현상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 패턴’이라고 본다. 카페는 이제 공부, 일, 휴식이 공존하는 ‘도심 속 다목적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것. MZ세대는 카페를 ‘나만의 작은 사무실’로 쓰고 있다. 이 흐름을 막느냐, 활용하느냐는 결국 각 브랜드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