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완전 소꿉놀이 화장품 같아!”
일본 삿포로의 한 쇼핑몰 뷰티 매장. 에어팟만 한 쿠션과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틴트가 진열대에 가득 놓여 있다. 10~20대 여성 고객들은 손등에 발라보며 색을 고른 뒤 두세 개씩 한꺼번에 계산대로 향한다. 요즘 Z세대가 꽂힌 건 바로 ‘미니 화장품’이다.
최근 국내외 뷰티 시장에서 작은 용량, 작은 가격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 부담 없이 여러 제품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빨리 질리고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 취향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 앳코스메 매장에서 미니 제품 매대를 확대하자 4월 매출이 전달 대비 10%가 늘었다.
한국 뷰티 브랜드들도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티르티르는 기존 쿠션을 4.5g 미니 버전으로 줄이고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춘 뒤 일본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어뮤즈 역시 기존 틴트를 1.5g 사이즈로 출시했는데, 온라인몰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일본 매출을 1년 새 55%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라카, 올리브영 등이 미니 버전과 정규 제품을 묶어 판매하거나 키링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초소형 화장품까지 내놓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소용량 화장품이 주목받으면서 ‘미니 립밤’ 상품 거래액이 올해 2분기에 1분기 대비 127% 증가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인기상품 ‘미니 섀도우 팔레트’는 이 기간에 거래액이 1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쇼핑몰 지그재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은 ‘미니 향수’로, 올해 2분기 거래액이 이전 분기 대비 258%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SNS를 통해 트렌드를 빠르게 공유하고, “인증”과 “비교”를 즐기는 1020 세대의 특징과 같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고 시장 변화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Z세대는 SNS를 통해 제품 트렌드를 주도하며 화장품 시장 다양화와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들의 소비 심리를 이해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