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4명 중 1명 “야간엔 아이 맡길 데 없다”…돌봄 공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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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이웃과 친척뿐…공적서비스 이용률 3%
부모 4명 중 1명 “야간엔 아이 맡길 데 없다”…돌봄 공백 여전 1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난 화재로 6살과 8살 자매가 숨진 사건 이후, 야간 돌봄 공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방과 후 돌봄시설을 이용 중인 부모 2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간 긴급상황에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응답이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돌봄 사각지대가 구조적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초등 방과 후 마을돌봄시설 연장 운영 수요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5.1%는 오후 10시 이후 돌봄 공백이 생겨도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답했다. ‘친척이나 이웃에게 부탁하겠다’는 응답이 62.6%로 가장 많았지만, 공적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평소 돌봄 공백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시간대로는 ‘오후 4시~7시’가 30.1%로 가장 높았고, 오후 8시 이후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야간 돌봄 수요가 뚜렷한데도 현행 돌봄시설 운영은 대부분 오후 8시까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늦은 시간까지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부모들이 아이를 맡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야간 긴급상황에 대비한 공적 돌봄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체의 64.4%로, 응답자 3명 중 2명에 달했다.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오후 10시까지 센터를 2시간 연장 운영하는 것이었고, 그 외에도 가정방문 돌봄(28%), 지역 커뮤니티 협력 돌봄(24.1%), 자정까지 센터 운영(14.8%)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7월 발생한 부산 아파트 화재 사건 이후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번 수요조사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복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마을돌봄시설의 연장 운영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야간 돌봄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